수녀회소개 사도직 성소자 나눔방 수녀님방 MLC방

Bible

말씀나눔


작성자 : 채희영 (chcatalina@hanmail.net) 조회수 : 846
사도직 현장에서~~ 김옥형 수녀
내가 마닐라 공동체에 있을 때 우리 공부방에 오던 쟈스펄이 기억난다. 

아픈 엄마는 아이를 돌보기 어려워 쟈스펄이 5살 되던 해에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쟈스펄은 어리고 작았지만 영리해서 공부도 곧잘 하고 항상 생글생글 웃는 장난꾸러기였다. 

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수업에 오면 졸기 일쑤고, 공부에 집중을 못 했다. 

‘아이구, 우리 쟈스펄이 왜 이럴까?’ 혼내기도 하고, 공부를 안 하면 안 된다고 협박도 하고, 잘할 수 있다고 격려도 해 보지만 

여전히 수업 시간에 멍하니 있거나 졸기만 했다.

그런데 공부방에 빠지지 않던 쟈스펄이 며칠을 오지 않았다. 

나는 걱정이 돼 아이들과 함께 쟈스펄 집을 찾아갔다. 

어른 한 사람 정도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고 컴컴한 골목 끝 집었다.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없어서 옆집 아주머니에게 쟈스펄에게 꼭 공부방에 오라고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틀 후 쟈스펄이 왔다. 왜 오지 않았느냐고 추궁하는(?) 나의 말에 쟈스펄은 그냥 씩 웃고는 엄마가 보낸 편지를 내밀었다. 

“수녀님, 죄송합니다. 제 병 때문에 눈이 잘 안 보여서 보호자 없이는 나갈 수가 없어요. 

아이들 아빠는 일하러 가고, 큰 아이들은 고등학교에서 늦게 돌아옵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보건소에 약 타러 다닐 때 쟈스펄이 저를 데리고 다니느라 공부방에 가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쟈스펄은 하루에 한 끼, 운이 좋으면 두 끼를 먹고 다녔다. 

힘이 없으니 학교 수업 때에도 졸기만 했던 것이다. 

밥 먹고 왔느냐고 물으면 ‘엄마가 주무시고 계셔서…’라며 머리를 쓱쓱 긁기만 했는데 이런 사정이 있었다.

6학년이 된 쟈스펄이 공부방 마당에서 깔깔거리며 친구들과 노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기도했다. 

“주님, 우리 아이들이 당신 닮은 선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잃지 않도록 우리가 이 아이들을 더 사랑하게 하여 주십시오.” 

창립자 까르멘 살례스의 말씀처럼 교육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 가톨릭평화신문 12월10일자 ~~
관련글 : 0 등록일 : 2017/12/12 09:49:47
[목록] [댓글] [수정]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