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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가온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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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cm1892
댓글 0건 조회 263회 작성일 22-12-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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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모두 상처받고 죄많은 사람들이지요..."

올해 상반기 한 신부님과 아침식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신부님의 이 말씀이 제게 위안처럼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내내 제 마음 속에 남아서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래 우리 모두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또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죄를 짓고 살아가는 구나..."

그러면서 리처드 로어 신부님의 책을 다시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죄나 실수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나치게 그것들을 피하려 하면 더 나빠질 수 있다. 예수는 바리사이파와 세리(누가복음 18:9-14), 방탕한 둘째아들(누가복음 15:11-32)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에서 한쪽은 어떻게든지 바르게 살려고 애쓰지만 실제로는 잘못되고, 다른 쪽은 잘못을 범하지만 결국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로 바뀐다! 이 놀라운 사실을 유념하자. 예수는 이 패턴을 부인하거나 외면하려고 애쓰는 두 집단이 있다고 말한다. 재물 많은 부자들과 성스러운 종교인들이 그들이다. 이 두 집단은 저마다 자기들을 위한 이색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잘 마련된 여행 일정에 따라 자기네 배를 안전하게 운행하려 애쓰고 있다. 모든 '내리막길'을 피하여 언제 어디서나 '오르막길'만 가려는 것이다." (리처드 로어, <위쪽으로 떨어지다>, 22-23쪽, 이현주 옮김)

안녕하세요. 어느새 2022년 한 해도 모두 지나갑니다. 오늘은 올해 제게 다가왔던 말 몇 가지를 옮겨 적는 것으로 퍼실리테이터 노트를 대신할까 합니다.


2. "우리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예수 “우리의 스승” 이라고 말하면서 왜 그분을 닮는 것은 피하는지. 성당에 가면 신부님 얘기, 구역장 얘기, 성가대 애기 하지만 예수님 얘기는 안해. 우리가 신부님을 닮을 것인가, 그저 사람을 닮을 것인가 사실은 그 답은 너무 확연하잖아. “나는 (도대체) 무엇을 믿는가 “( 한스 큉의 이책은 정말 읽어볼 필요가 있다). 내가 믿은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성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예수님은 우리가 흔히 말할 수 있는 분은 아님에 틀림없어. 나는 사실 마르타와 마리아 애기도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아침에 일을 시작한 사람이나 저녁 끝날 무렵에 일을 시작한 사람이나 똑 값은 품삯을 주시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웠거든. 평생 옮바르게 사려고 한 사람은 내치실 때도 있으면서 죽기 마지막에 회개한 사람은 구원받았다고 말하시는 분,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들었어.


정의 보다는 자비, 옮음 보다 더 사랑,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공감하면서, 참으로 우리의 믿음은 이런 것이다란 생각이 들어. 해서 근래에 좀더 깊이 예수님을 바라보고 알아보려고 해.


그닐카의 나자렛 예수, 쉬나켄부르크의 복음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읽고 생각해 보면서, 역사속에 사셨던 예수, 그러나 그리스도라고 믿었던 복음 사가들이 썼던 복음서의 예수를 찾아보고 바라보고 조금은 따라해보면, 우리가 극복하려 했거나 싫어하면서 닮아가는 것을 넘어서 좀더 큰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

 

나에게 내가 좋아했던 선배님이 처음처럼이라는 메모를 주시면서 나이들면 신영복 선생처럼 인품이 배어나는 우아한 어른이 되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렇게 되고 싶어. 돈이 많아서도 직위가 높아서도 지식이 많아서도 아니고 인품이 배어나는, 내가 좀더 내가 믿는 예수님을 바라보면 이렇게 되는 길에 좀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위의 글은 군대 동기이면서 제게는 따뜻한 선배인 A가 제게 오랜만에 이메일을 보낸 것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얼굴을 본 적은 2-3번 정도일 것입니다.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도 모두 합쳐 10번이 안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올해 정말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이 선배는 미국에서 장사를 하고 있거든요. 저와는 달리  신앙심도 생각도 깊고 따뜻한 선배이기도 합니다. 이 편지글에서 "정의보다는 자비" "옳음보다 더 사랑" "우아한 어른" 이 세 문구가 제 마음 속에서 남아 이리저리 돌아보고 있습니다.


3. 마지막으로 올해 30대 초반의 젊은 신부님들과 긴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 때 서로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나누었는데,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상이)라는 곡을 한 신부님을 통해 처음 듣게 되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가사도 그렇고 노래나 목소리도 좋아서 한 동안 반복하여 들었습니다. 

난 오늘 너의 웃음 속에서
크고 깊은 우울함을 봤어
웃음으로 감추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봤어
차라리 울었으면 좋겠어
그럼 모른척하고 있을게
묻지 않고 아무 말 안 하며
네 옆에 있을게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갑니다. 연말도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새해에도 주님의 은총 안에서 건강과 성장, 그리고 행복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김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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